여타 스포츠가 그렇듯 축구선수 또한 수명이 짧은 직업이다. 보통 20대에 선수 생활을 시작하며 빠르면 30대 초반, 늦으면 40대 초반까지 선수 생활을 하게 된다. 은퇴한 선수들은 대부분 축구와 관련된 직종을 선호하는데, 예를 들자면 며칠 전 스카이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발탁된 제이미 캐러거(전 리버풀 수비수), SBS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인 차범근(전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현 FC서울 감독직을 맡고 있는 최용수(전 FC서울 공격수) 등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 선수들은 축구와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며 자신의 두 번째 꿈을 키우고 있다. 
 
지금부터 은퇴한 축구선수들의 이색 직업을 소개한다.


1. 안드레이 셰브첸코 - 정치인, 골프선수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한 셰브첸코 (사진=동아닷컴)


 안드레이 셰브첸코는 다나모 키예프, AC밀란, 첼시에서 활약한 선수이다. AC밀란 시절에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 발롱도르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그는 저번 시즌을 끝으로 축구계에 인사를 고했다. 셰브첸코는 은퇴 후 축구와 관련된 일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고 정계에 입문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자 골프선수로 전향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골프 선수를 하며 정치를 하거나 골프 선수 생활을 끝마치고 정계로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미국 폭스(FOX)뉴스는 셰브첸코가 2016년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고 세계 아마추어 팀 선수권대회에 대표선수로 데뷔하였다. 세르게이 코지렌코(Sergey Kozyrenko) 우크라이나골프협회 임원은 “셰브첸코는 충분한 능력을 보유했다”다고 전할 정도로 골프 선수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2. 나카타 히데토시 - 환경운동가


한국에서 열린 ‘기후 변화의 밤’에 참가한 나카타 히데토시 (사진=Sportalkorea)


 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를 2번이나 석권하고 AC 페루자, AS 로마, 볼로냐 FC 등 유럽 프로팀에서 활약했던 나카타 히데토시는 지난 2006년 6월 현역 은퇴 후 세계 곳곳 여러 국가에서 봉사 활동과 환경운동을 하는 사회활동가로 변신했다. 그는 환경, 빈곤, 의료, 교육 문제 등에 대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을 스스로 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TAKE ACTION 캠페인’을 펼치는 등 뜻 깊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패션센스가 뛰어난 나카타는 패션쇼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유명 브랜드 의류 광고 및 CF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야말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앞으로 그의 행보는 우리는 물론 그 또한 모를 것이다.
 

3. 빅상트 리자라쥐 - 주짓수 선수


프랑스 국가대표 시절 빅상트 리자라쥐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빅상트 리자라쥐는 1987년 보르도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하여 빌바오, 마르세유, 뮌헨 등 명문 클럽들을 거친 선수이다. 프랑스에선 역대급 레프트 윙으로 손꼽히며 1998년 월드컵, 2000년 유로 우승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뮌헨의 황금기를 이끌며 2001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간 그는 2006년을 마지막으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은퇴를 선언한 후 38세라는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나이에 주짓수를 수련하기 시작하였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그는 18개월만에 유럽 주짓수 챔피온쉽 블루벨트 시니어급(36~40세)에서 우승을 하였다. 심지어 세계 선수권대회까지 도전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소리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의 초인적인 도전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4. 릴리앙 튀랑 - 큐레이터(전시 기획자)


프랑스 국가대표 시절 릴리앙 튀랑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릴리앙 튀랑은 프랑스의 황금기와 몰락을 함께 한 선수이다. 월드컵, 유로, 컨페더레이션스 컵까지 국가대표로 얻을 수 있는 모든 대회 컵을 석권했고 AC파르마,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등 세계 최고 명문 팀들을 거친 선수이다. 튀랑이 은퇴한 이후 프랑스 대표팀에 암흑기가 왔을 정도이니 그의 비중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현역 은퇴 후 튀랑은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로 변신해 큐레이터(전시 기획자)로 뜻 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간 동물원: 야만인의 발명’이라는 제목으로 작년 6월까지 열린 이 전시회는 20세기 중반까지 대중적 오락거리로 성행했던 ‘인간 전시’의 역사를 600여점의 사진, 조각품, 문서기록 등을 추적하며 이러한 ‘인간 전시회’를 주최한 유럽, 미국 등의 국가가 반성하고 성찰하자는 뜻을 두고 있다.
 
 

5. 가이스카 멘디에타 - 클럽 DJ


스페인 국가대표 시절 멘디에타(사진=네이버블로그)


스페인의 중원을 이끌며 발렌시아, 라치오, 바르셀로나 등을 거친 가이스카 멘디에타가 클럽 DJ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클럽 DJ로 변신해 새로운 경력을 쌓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잉글랜드 중북부 노스요크셔에서 파트타임 DJ를 시작했다. 그는 런던에서 가진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팬들과 음악을 듣고 함께 즐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멘디에타는 "클럽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바로 노래로 어떤 곡을 선정할까 고민한다. 내가 고른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뛰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그라운드에서 뛰던 시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SNS국민기자단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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